감상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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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은 서로 오해하고 있느니라 [이상-날개]
이상의 「날개」를 읽으며 내내 마음속에 맴돌던 질문은 “나는 누구인가, 그리고 무엇을 위해 날개를 단다는 것인가”였다. 단편 소설치고는 과히 긴 분량은 아니지만, 등장인물의 심리와 관계, 상징이 서로 얽혀 있어 읽는 내내 머릿속이 복잡하게 뒤엉킨다. 이번 블로그 글에서는 내가 느끼고 해석한 모든 의견을 빠짐없이 담아, 작품에 대한 나만의 종합적 해석을 제시하고자 한다.1. “박제가 되어 버린 천재”로 시작되는 자기 소외작품의 첫 문장, “박제가 되어 버린 천재를 아시오?”는 곧바로 독자의 시선을 잡아끈다. 그리고 그 천재란 다름 아닌 화자 자신, ‘나’를 가리킨다.자기 관찰의 함정창조적 에너지를 쏟아 부으며 시를 쓰고 사유하던 순간이 사라진 뒤, ‘나’는 방 한구석에 스스로를 가두고 표본처럼 머무른다. ..
2025.05.07 -
아마추어 대학생이 해석한 오감도 제1호 <13인의 아해>
이상의 「오감도」 제1호: 끝없는 공포와 집단적 패닉이상의 「오감도」 제1호는 한국 문학사에서 가장 난해하면서도 강렬한 시로 평가받는다. 특히 첫 구절인 “13인의 아해가 도로를 질주하오.”라는 문장은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 시대적 공포와 집단적 패닉의 구조를 압축적으로 담아낸 상징적인 장면이다. 이 시를 읽으며 나는 한 가지 강렬한 이미지를 떠올렸다.아해들이 서로를 보며 공포에 질려 비명을 지르고, 막다른 골목에서 다시 뒤돌지만, 또다시 서로를 마주하며 질주하는 모습. 이는 단순한 도망이 아니라, 끝없는 공포의 연속이며 집단적 패닉의 순환을 나타낸다. 또한, 이 시에서 ‘아해’는 단순한 어린아이가 아니라, 공포의 대상이자 동시에 공포를 느끼는 존재이다. 즉, 누구나 아해가 될 수 있으며, 누구든지 두려..
2025.02.12